일본문학은 천수백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고, 서양문학과도 다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일본문학은 희랍문학에서 말하는 서사시 서정시 극시중의 서정시가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와카는5·7·5·7·7의 5구절 31음의 형식으로 총 31자로 구성된 일본의 독특한 정형 서정시입니다. 이를 단가 (短歌)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현대에는 단가를 창작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와카(和歌)는 일본 최초의 가집(歌集)인 『만요슈』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궁중과 민간에는『만요슈』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오랫동안 구전가요로 전해져왔습니다. 이후 중국 정형한시의 영향을 받아 구전가요를 문자로 기록하게 되면서 점차 와카의 형식이 형성되었습니다.
중세시대(12세기말-16세기말)에는 와카 외에 5·7·5의 3 구절, 총 17자로된 아주 짧은 시가인 하이쿠(俳句)와 센류(川柳)가 형성되었습니다. 일본 고전문학의 대표작인 『겐지모노가다리(源氏物語)』에도 이야기의 중요한 대목마다 와카가 삽입되어 있고, 고대인들은 5음절과 7음절의 표현이 문장의 음률과 리듬을 강조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와카가 일본문학에서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는 일본문학의 사상과 예술의 형성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습니다.
『만요슈』는 일본의 현존하는 최초의 가집이고, 총20권 4500여수의 노래를 모아 편성한 책입니다. 이 중 5세기초의 작자가 지은 노래도 전해지고 있지만, 대부분이 7세기전기부터 8세기중엽에 이르는 약 130년에 걸쳐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작자는 역대 천황을 비롯하여 황족 귀족 조정관인 하급병사 일반 민중에 이르는, 다양한 계층과 다양한 신분의 작자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작자들은 현대사회에까지도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만요슈』는 작자미상의 작품이 절반이상을 차지합니다. 만요슈에는 남녀의 사랑을 읊는 시가 많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는 여성작자의 창작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 외에도 만요의 시인들은 천황의 행차나 궁중의 연중행사, 귀족들이 연회나 여행등을 할때에도 시를 짓고, 또한 일본의 전설이나 중국문학을 소재로 노래를 만들기도 하고 일부러 해학적인 노래를 지어 창작능력을 겨루기도 했습니다.
만요시대(6-8세기)의 정치중심지가 나라(奈良) 였던 관계로 나라(奈良) 에서 지은 노래가 가장 많습니다.그러나 나라(奈良) 외에도 일본 동북지방부터 큐슈지방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의 지명이 광범위하게 기재되어 있습니다. 물론 『만요슈』에 기재된 지명은 당시 천황의 관할구역이기도 하였습니다.
『만요슈』는 전체 문장이 한자로 쓰여져 있고, 한문과 같은 어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노래는 일본어의 어순으로 이루워져 있습니다. 『만요슈』가 편찬될 무렵에는 아직 가나(仮名)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신라의 향찰이나 이두와 마찬가지로, 『만요슈』에서는 ‘만요가나(万葉仮名)’라고 불리는 독특한 표기법을 사용했습니다.
만요슈』의 성립시기와 편자에 대해 자세한 역사적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759년부터 8세기 말에 걸쳐, 오오토모야카모치(大伴家持)가 편찬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다만, 『만요슈』는 한 사람에 의해서 편집된 것이 아니라, 권별(巻別)에 따라서 작자가 다르고, 수많은 사람들이 장기간에 걸쳐 편집한 것으로 오오토모야카모치가 최종적으로 20권으로 정리해었다는 설이 타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요슈』는 시의 내용에 따라 ‘잡가(雜歌조우가)’ ‘상문(相聞소우몬)’ ‘만가(挽歌반카)’등의 3대부문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잡가는 공적인 성질을 가진 궁궐과 관계된 노래, 여행 중에 읊은 노래, 자연이나 사계절을 찬미한 노래이고, 상문은 남녀의 사랑을 읊는 문답형식의 노래이고, 만가는 죽은 사람을 애도하고 추모하는 노래입니다. 그리고 각 권에 따라 실려 있는 노래도 다릅니다. 제1권은 주로 궁중제례등의 공식적인 노래로 구성되어 있고, 제2권은 사랑을 읊은 노래와 만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잡가, 상문, 만가를 사계절에 따라, 예를 들면 봄상문, 여름상문 등으로 배열한 권, 변경을 호위하는 하급병사들의 노래로만 구성된 권, 민간의 전설이나 이야기를 읊은 노래만으로 구성된 권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만요슈의 각 권은 서로 특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일본은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나라이기때문에 고대일본의 문화가 뒤떨어져 있었다고 여기는 학자들도 있습니다.그러나 사실은 이와 반대로 만요의 노래가 지어진 만요의 시대에는 이미 외국의 선진기술을 수입하여 만든 문물들이 있었습니다. 아스카 하크호우(飛鳥白鳳)시대(7세기말8세기초)에 만들어진 아스카테라(飛鳥寺)와 호우류우지(法隆寺)의 불상은 중국의 양식을 그대로 모방한 것입니다. 7세기말부터 8세기초에 걸쳐 만들어진 타카마츠츠카 고분・키도라 고분의 벽화에서도 그 때 당시의 중국의 문화나 한국 문화의 영향을 볼수 있습니다. 정창원에 보관되어 있는 문물에서도 외국문화의 영향을 찾아 볼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페르시아에서 유행한 활로 사자를 쏘는 그림이 박혀있는 수렵문금(狩獵文錦)이라고 불리우는 견직물이나, 신성한 나무 아래에 서있는 여성을 그린 수목미인화(樹木美人画)병풍도(屏風絵)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그림의 디자인은 실크로드를 통해 일본에 전해져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요시대의 작자들은 이러한 외국 문물과 문화를 넓게 받아들이는 사회 환경 속에서 생활 했기 때문에 그들이 지은 노래도 국제적인 색채를 띄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고대일본이 견수사(遣隋使)나 견당사(遣唐使)를 중국에 파견하거나, 또는 신라사절, 발해사절들과 문화를 교류하면서, 각 나라와 외교관계를 맺는 정치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요슈』는 일본 고전문학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고전에 속하고, 고대 일본문화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전통단가문학(伝統短歌文学)을 배우려면 반드시 『만요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단가의 형식이 만요슈시대에 이미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고대의 일본은 7세기부터 역사를 편찬하기 시작하여 8세기 초에 『고사기』(古事記) 와 『일본서기』(日本書紀)가 완성되었습니다.역사를 편찬하기 시작한 이 시기는, 또한 일본이 국가의 기초를 마련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한자・유교・율령・불교를 기초로 하여 국가를 세워 중화문화권의 주변 국가의 한 나라로서 그 첫발을 내디딘 것입니다. 이 시기에 천황 중심의 율령제 국가를 성립시킨 것입니다. 이 당시에 규정한 국가운영의 기본방침은 후세의 일본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습니다. 성 대신 등의 정부 부문과 부문관료의 호칭, 그리고 도(道)등의 행정구역 단위는 지금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7-8세기의 역사를 배우는 것은,이른바 일본의 문화와 역사의 기초지식을 이해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의 노래를 모은 것이 바로 『만요슈』입니다. 『만요슈』의 노래에는 일본의 국가 성립을 위하여 피땀을 흘린 고대인의 목소리와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이 시대의 도읍은 킨키지방(近畿地方), 특히, 나라현(奈良県)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아스카쿄’飛鳥京(592-694) ‘후지와라쿄’藤原京(694-710) ‘헤이죠우쿄’平城京(710-784)등은 나라현 내에 있습니다.『만요슈』에도 나라현의 노래가 많이 실려 있고, 나라현이야 말로 만요의 고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만요슈』의 고향인 나라현은 역사와 문화유산과의 공존 발전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대의 글로벌 사회는 우선 자각적으로 본국의 문화를 인식하고,본국의 문화를 외국에 전파하고, 외국의 문화를 섭취하면서 상호의 문화교류를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상황에 부응하여 전국적,국제적인 규모의 만요의 정보발전의 거점인 ‘만요문화관(万葉文化館)’을 세웠습니다. 만요문화관은 일본화전시(日本画展示), 일반전시실、특별전시실, 도서실、연구소 등의 3대부문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일본화전시관은 미술관의 역할을 하고, 만요의 노래를 주제로 창작한 일본화를 통해 만요의 시정(詩情),만요인의 세계를 접할 수 있습니다. 일반전시실은 보고, 듣고, 접하고, 느끼는 다양한 감각으로 만요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 되어 있고, 특별전시실은 아스카이게공방 유적의 발굴 성과중의 하나인 일본 최초의 화폐인 후혼센(富本錢) 등을 전시하는 박물관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도서실은 『만요슈』를 비롯한 일본의 고대문화에 관한 도서자료를 수집하고, 『만요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연구소는 『만요슈』를 중심으로한 일본고대학의 구축을 위하여 종합적인 연구를 하면서 연구성과를 축적하여 발신하고 있습니다. 만요문화관은 만요슈와 만요의 문화를 국내외로 전파하기 위해서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